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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페소

여행한사람 2010. 3. 25.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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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산책

모로코 페스

아프리카와 유럽의 경계를 넘나드는 도시. 30년을 여행으로 보낸 이슬람의 여행가 이븐 바투타의 마지막 기착지. 베일로 얼굴을 가린 여인과 같은 도시. 세상의 모든 여행자들이 길을 잃기 위해 찾아드는 도시.

 

 

이슬람 지성계의 중심지

‘중세’라 불리던 시절, 유럽 지성사가 암흑기를 맞고 있을 때 이슬람 세계는 찬란한 지성의 탑을 쌓아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모로코  왕국의 수도였던 페스는 이슬람 지성계의 중심지였다. 세계 최초의 대학이 있던 이 도시에서 학문과 기량을 갈고 닦은 수학자와 과학자, 철학자들이 이베리아 반도로 건너가 유럽의 암흑시대를 깨웠다. 이슬람 세계의 종교와 예술, 학문의 중심지였던 페스는 여전히 모로코의 심장으로 뛰고 있다. 모로코 독립운동의 중심지였으며, 모로코의 변화를 갈구하는 운동의 중심지로 살아있다.  

 

대서양과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접해 있는 페스는 모로코에서 카사블랑카, 마라케시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도시다. 페스의 구시가지 메디나는 1200년 전의 이슬람 왕조시대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서기 789년, 이드리스 2세(Idriss II)에 의해 이드리스 왕조의 도읍으로 정해진 페스는 13세기 메리니드 왕조(Merenid) 시대에 가장 번성했다. 이후에도 오랫동안 모로코의 신앙, 학문, 예술을 주도해 ‘지적인 왕도’로 불려왔다. 이곳 메디나에는 여전히 이슬람의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다. 이 도시의 사람들은 모로코에서 신앙심이 가장 깊고, 문화적으로 가장 세련되고, 예술적 감수성이 가장 발달한 곳이 자신들의 도시, 페스라고 굳게 믿고 살아간다.  

 

 

 

복잡하고 미로와 같은 골목길

페스의 메디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복잡하다는 미로와 같은 골목길이다. 14세기에 조성된 미로는 지금도 수백 년 전의 옛 얼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무려 9,000개가 넘는 골목이 미로를 형성하고 있다. 덕분에 이 도시에서 지도는 쓸모없는 종이쪼가리에 지나지 않는다. 페스의 메디나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은 이방인의 당연한 권리이자 오락거리. 정해진 루트도 없고, 예상되는 소요 시간도 없다. 그저 마음이 내키는 대로, 발길이 닿는 대로 걷고 또 걸을 뿐. 그렇게 느슨한 마음으로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지붕이 덮인 시장, 오래된 옛사원과 이슬람 학교, 염색장과 궁전, 목욕탕과 찻집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이 골목의 유일한 운송수단인 노새몰이꾼의 고함 소리와 호객꾼들의 속삭임과 무면허 ‘짝퉁 가이드’들의 집요한 설명과 어린 소매치기들의 조심스런 발걸음소리까지, 골목은 온갖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아찔할 만큼 거대한 짐을 싣고 비틀비틀 걸어가는 비쩍 마른 당나귀 곁으로 차도르를 걸친 뚱뚱한 여인들이 위풍당당하게 걸어가고, 집 한 채 값에 달하는 골동품 실크 카페트가 내걸린 가게 옆으로는 한 그릇에 400원짜리 콩죽이 끓고 있는 분식집. 온갖 냄새와 소음이 뒤섞여 오감을 자극한다. 인간이 만든 공간 중에 이토록 생생한 삶의 기운을 내뿜는 곳이 시장 말고 또 있을까. 살기 위한 몸짓이 압도하는 이곳에서는 그믐의 밤처럼 깊고 어두운 상처도 흐릿해진다.

 

 

 

 

그런 메디나에서도 삶을 향한 열기로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곳은 가죽 작업장이다. 페스의 골목길을 걷고 있으면 일 없는 청년들이 “테너리, 테너리(무두질 작업장)?”를 속삭이며 다가온다. 그들이 데려가는 곳은 대부분 가죽 용품 가게의 옥상이다. 북부 아프리카와 남부 유럽을 연결하는 무역의 중계도시로서 발달한 페스는 수천 년 전부터 가죽을 생산해왔다. 세계 최고 품질로 꼽히는 페스의 가죽은 '말렘'이라고 불리는 장인의 손에 의존해 털을 벗기는 일에서 무두질과 염색까지 중세 시대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비둘기 똥이나 소의 오줌, 재와 같은 천연재료를 염색재료로 쓰는 만큼 이곳의 냄새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독하다. 예민한 여행자들은 가게의 주인이 내미는 박하잎에 코를 틀어막고 작업장을 구경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노라면 그 어떤 슬픔보다도 무거운 숟가락의 무게, 그 신성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길을 잃어보아야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

한순간 스쳐 지나는 이방인에게 페스는 결코 쉽게 그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지상 최대의 호객꾼과 세계 최대의 미로, 진짜를 뺨치는 가짜 가이드와, 소매치기와 상인들의 대공세 속에 인내력을 시험 받은 후에야 페스는 그 매혹적인 얼굴을 흘깃 드러낸다. 그러니 페스를 찾아올 때면 일정 따위는 잊어버리자. 인생 그 자체가 우울한 날, 페스의 미로를 헤매며 길을 잃자. 길을 잃는 일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길을 잃어보아야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페스가 속삭여줄 것이다.  

 

 

 

코스 소개
미로의 도시 페스는 모로코에서 카사블랑카와 라바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도시. 페스보울레마네 지방(Fes-Boulemane Region)의 주도(州都)다. 페스는 세 구역으로 나뉜다. ‘오래된 페스’를 뜻하는 ‘페스 엘 발리’, ‘새로운 페스’의 ‘페스 엘 제이디드‘, 프랑스 식민통치 시절에 건설된 신시가지 ‘빌라 누벨’. 메디나의 남서쪽 부 즐루드(Bob Bou Jeloud) 문에서 시작해 보 이나니아(Bou Inania) 신학교, 네자린 궁전(Place Nejjarine)를 지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859년 개교)인 카라우인 모스크와 대학(Kairaouine Mosque)까지 걷고 난 후, 북동쪽의 소피텔 팔레 자마이(Sofitel Palais Jamai)까지 걸어보자. 메디나에서 옛 이슬람 도시의 정취를 만끽했다면 프랑스 식민지 당시 계획도시로 만들어진 신시가지로 나가본다. 

 

여행하기 좋은 때
11월부터 4월까지는 우기이므로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봄(4-5월)과 가을(9월-10월)이다. 페스는 겨울철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일은 없다. 
 
찾아가는 법
페스는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서 동쪽으로 약 200킬로미터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비행기로 두바이나 도하를 거쳐 카사블랑카로 입국해 기차로(5시간) 이동한다. 혹은 스페인에서 배를 타고 탕헤르로 들어가 기차(5시간)로 이동해도 된다. 파리나 런던 등의 유럽 도시를 경유해 페스로 직접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여행 Tip
모로코는 아프리카와 유럽의 문화가 뒤섞여 있어 독특한 예술적 향기를 발한다. 화가 마티스와 들라크루아의 아틀리에가 있었고,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지 아르마니와 입생 로랑의 단골 휴양지이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페스는 금속 공예와 가죽 공예 부문에서 예술적 감각을 인정받는 곳이다. 가죽 제품의 쇼핑은 페스가 최고의 장소. 시간이 넉넉하다면 부 즐루드 공원(Jardins de Bou Jeloud)에도 들러보자. 메디나의 열기를 피해 수목이 우거진 공원으로  페스의 강렬한 태양과 메디나의 열기를 피해 고즈넉이 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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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김남희
여행가.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한 일로, 서른넷에 사표 쓰고 방 빼서 떠난 세계일주를 꼽는다. 지구의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는 사이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시리즈를 비롯해 [유럽의 걷고 싶은 길],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등의 책을 펴냈다.